
뉴욕에서 생계를 궁리하며 열혈 근로와 블로깅을 하시는 Y군을 소개합니다.

1. 'Y군, 생계가 막연하다'라는 블로그 이름과 설명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정말 생계가 막연하신 건 아니겠죠? 간단한 본인과 블로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composition-y.net을 운영하는 Y군, 에단(Ethan)입니다. 아직도 만으로는 20대인 기혼남이구요, 3년 전에 미국 플로리다로 이민을 왔고 지금은 뉴욕시(NYC) 쪽에 2년째 살고 있습니다. 물가, 특히 집세가 살인적인 곳에 살다보니 웹을 본업으로 하면서 파트타임으로 몇 가지 일을 더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나고 자라서 군대 및 대학을 마치고 직장까지 다니다가 미국으로 건너왔거든요. 미국의 학위나 직장경력 없이 이 땅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잘 번다는 것이 쉽지가 않아서 헝그리하게 살고 있는 중이랍니다.
파트타임 일을 안하면 집세를 못내서 거리에 쫓겨날지도 모르니, 생계가 막연하냐고 물으시면, 그렇다고 대답을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제 블로그는 이렇게 이민자로서 약간은 다른 저의 삶과 생각을 나누는 곳입니다. 원래 이민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는데 이제는 잡설이 가득한 곳이 되어 버렸지요. 그렇지만 나름 원칙은 있어서 그런 잡설 속에서 뭔가 나눌 가치가 있는 정보를 끄집어 내려고 노력은 하고 있구요. 앞으로는 웹이나 비지니스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될 것 같습니다.

2. 다루고 있는 주제가 이민생활에 필요한 정보, 잡설, web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시고 계시지만 정말 매력은 다른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자유롭고 열린 생각, 가진 정보를 진심으로 공유하는 마음…이런 것들이 블로그에 더 오고 싶게 만드는 것 같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또 어떤 의도로, 어떻게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학생 시절 미국에 처음 오게 되었을 때나 이민을 오게 되었을 때 비자를 받기가 참 어려웠지요. 그 때 다음에 있던 비자발급과 이민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카페를 알게 되었습니다. 취미나 관심거리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동호회와는 달리 이 카페에서는 회원들의 자발적인 도움과 정보공유로 한 사람의 운명이나 삶이 바뀌게 되더군요. 저도 많은 도움을 받아서 비자를 받을 형편이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번이나 미국에 올 수 있었고 마침내 삶이 180도 바뀌게 되었지요. 아마 그 때 뭔가를 배운 것 같습니다.
제가 보고 듣는 것을 나눔으로써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그 사람의 인생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그러다가 블로그를 알게 되었고, web 2.0나 블로그계가 가진 굉장한 매력에 빠지게 되었지요.
어떤 특별한 의도는 없지만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나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과 블로그를 통해서 사람을 만나고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이자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3. 뉴욕의 여관처럼 집을 운영하고 계신다는 내용을 담은 '우리집에
놀러오려면 예약부터 해야한다' 포스트를 보아도 무척 열린 생각을 가지고 계시고 사교적인 분 같습니다.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그리고 배우자분의 반발이 혹시 있지는 않은지요?
피붙이 하나 없는 이국 땅에서 아내만 보고 살다보니 친구가 절실하더군요. 한국에는 절친한 친구들이 많이 있지만 쉽게 만날 수가 없으니 여기서 새로 친구를 사귀는 수 밖에요. 오고 가며 인사나 주고 받는 그런 친구가 아니라 삶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필요했지만 우정이라는 것이 그리 쉽게 쌓이는 것이 아니잖아요. 특히 문화도, 언어도, 피부색도 내 것과 다른 이들과 깊은 교제를 나누는 것은 참 어렵지요.
그래서 제가 먼저 열고, 먼저 보여주기로 한 것뿐입니다. 사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지요.^^ 사람이 친해지는 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한솥밥을 먹고 한지붕 안에서 자는 것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저희 집에 2번 이상 놀러 오면 누구든지 간에 형제자매처럼 친해지더군요. 아내의 반발이요? 아내는 저보다 정이 훨씬 많고 사람을 좋아해서 지금까지 저희 집에 머물고 간 사람들의 2/3가 아내 쪽 친구들입니다. 집에서 일할 때가 많은 제가 더 피곤해요.^^;

4. 배우자분과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블로그에 살짝살짝 묻어납니다. 최근에
'쫌!'에 관한 포스트는 정말 유머러스했지요. 블로그에 묻혀(?)있거나 또는 공개하지 않은 이야기 중에 재미있는 사연이 있나요?
아내가 한국말이 서툰 재미교포 2세입니다.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을 때 만나서 국제연애를 3년 하고 결혼을 했지요. 그러다 보니 언어적 차이, 문화적 차이, 종교적 차이, 정치적 차이, 성장배경 차이, 등등 차이가 너무 많습니다. 그에 비하면 서로 무척 다른 성격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지요.
이로 인해 생기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괴로운 에피소드는 수도 없이 많지만 아내 프라이버시 존중을 위해서 적당한 것 하나를 들어보겠습니다. 이건 6년 전쯤 일인데요, 당시 여자친구이던 아내가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막 연애를 시작한 우리는 친구들과 DVD를 한편 보았는데요, 한국말을 거의 할 줄 모르고 한국문화를 거의 몰랐던 여자친구는 나름 영화에 심취해서는 여주인공을 한국에서 연애하려면 따라야 할 교과서적인 여성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외국에 가면 쉽게 일어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였지요.
저는 그 영화를 기점으로 돌변한 이 친구의 언행에 큰 충격을 받고 2주일쯤 후에는 급기야 헤어질 생각까지 했는데요… 그 영화 제목은 '엽기적인 그녀' 였습니다… ㅡㅡ; (망할 영화입니다...) 선입견이란 깨지기 어려운 것이라서, 그 후로도 몇 달을 저만 고생했습니다.

5. 지금 체류하고 있는 도시인 뉴욕에 관한 이야기들도 흔히 보던 뉴욕 자랑(?)이나 진부한 소개와는 달리 신선합니다. '뉴욕의 합법적 쌈질 이벤트-Pillow Fight NYC' 도 그렇지요. 본인이 추천하고 싶은 관련 포스트가 있으신지요?
뉴욕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쓰지 못해서 추천해 드릴 포스트가 딱히 있는 건 아니지만 뉴욕에 여행 오는 친구에게 정성스럽게(?) 쓴 이메일을 살짝 고쳐서 2편의 시리즈로 올려둔 '뉴욕 여행 가이드' 는 뉴욕을 접하지 못하신 분들이라면 보여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뉴욕과는 상관없지만 결혼 2주년 기념여행으로 다녀온 Prince Edward Island 여행 시리즈 4편도 덤으로 추천드리구요.^^
제 블로그보다는 뉴욕을 마구(?) 탐험하고 다니시며 가감 없는 본인의 감상을 재미나게 늘어놓으시는 디자이너 레이님 블로그(http://happyray.com)에 가시면 재미난 뉴욕 관련 포스트들이 훨씬 많이 있답니다.

6. 현재 하고 계시는 일이 웹 언저리라는 건 블로그를 통해 보이는데 자세한
것은 알기 힘들군요. 하시는 일에 대해 소개해주시겠습니까?
저는 Qbox.com이라는 한국의 스타트업 인터넷 벤처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소개에서도 밝힌 바 있듯이 뼈 속부터 웹을 좋아하는데, 이왕에 마음껏 살아보겠다고 미국까지 왔으니 직업도 하고 싶은 일, 내가 즐거운 일을 해보자고 이 바닥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Qbox는 음악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작년에 미국으로 건너온 서비스인데요, 저처럼 겁 없이 미국으로 건너온 것도 마음에 들고, 인터넷과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회사의 비전도 너무 좋아합니다.
제가 하는 일은 서비스를 글로벌하게 변화시키고 미국 및 영어권 국가들에 알리는 일이구요, 진심으로 즐기면서 행복하게 일하고 있지요. 회사가 아직 초창기라 사정이 좋지는 않지만 나름 전세계의 음악 및 인터넷 업계에 알려져서 앞날에 정말 기대가 큽니다. 그 동안 서비스 런칭 등으로 너무 바빠져서 블로깅을 오랫동안 못했는데요, 앞으로는 일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갈 예정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저희는 사무실이나 회사가 따로 있는게 아니어서 인터넷만 되면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는 것인데요, 덕분에 매일 뉴욕의 멋진 카페, 유서 깊은 뉴욕시립도서관, 분위기 좋은 공원 등에서 느긋하게 일한답니다.
7. 한국의 메타블로그, 블로그, 블로고스피어, 블로그관련 서비스에 대해 한
말씀 하신다면요? 좋아하시거나 아쉬운 서비스에 대한 코멘트도 좋고요
한국의 블로그계에는 이슈를 쫓는 블로그나 포스트들이 지나치게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소박한 대화창구 및 정보를 나누는 공간으로 더 큰 의미를 두어서일지도 모르겠는데요, 저는 관심 있는 분야나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블로거의 글을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는 때때로 웹 여기저기서 도배가 되다시피 하는 특정 이슈의 글들이 그리 달갑지가 않고 메타블로그 보다는 RSS 리더기만 읽게 됩니다. 이번에 블코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블코를 오랜만에 자주 방문하게 되었는데 사람 냄새 나는 다양한 주제를 대문 페이지에서부터 보여주는 것이 무척 좋았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페이지 로딩 속도가 때때로 약간씩 느린 것이 아쉽습니다.
8. '블로그에 글을 쓴다는 것' 포스트에서도 조금 밝혀주셨습니다만, Y군이 하시는 블로깅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지금 다시 이 포스트를 읽어보니 제가 쓴 글이 맞나 의심스럽네요. 근래에는 시간에 쫓겨서 이 글처럼 많은 시간을 고민하며 포스트를 써보지 못했군요.^^;
비록 블로깅할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글을 짧은 시간 동안 쉽게 쓸 생각이 들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루에 30분씩이라도 글을 쓰자는 다짐을 수도 없이 하지만 30분 동안 포스트의 소재를 다듬다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요.
블로그에 제가 쓰는 글은 저에게 있어서는 몇 안되는 진실된 소통의 수단입니다. 저는 미국이라는 타향에서 가벼운 관계의 홍수와 깊은 관계의 가뭄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하루 종일 나누는 대화 중에서 업무 관련이나 인사치레용 대화를 제외해 버리면 거의 침묵으로 일관하는 날들이 참 많았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아내라도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이 되질 않지요.
그렇지만 블로그는 저에게 입을 대신해서 많은 이야기를 약간의 깊이를 가지고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처음엔 독백이었는데 이제는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된 분들께서 찾아오셔서 정성스럽게 댓글을 달아주시니 생각이 오고가는 대화가 되었습니다.
블로깅은 어느새 이웃 블로거들 그리고 제 블로그를 검색을 통해 찾아오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창이 되었더군요. 그리고 그것은 진실한 대화가 턱없이 부족한 저에게 너무나 소중합니다.
9. 이 외에도 하시고 싶으신 말씀, 모두 환영합니다! ^_^
별 볼일 없는 블로그를 찾아주시고 인터뷰까지 해주셔서 정말 감사 드립니다.
얼마 전에 cnet의 제품 리뷰 캡쳐 화면에 제 프로필 사진이 잡힌 걸 보고 깜짝 놀랐는데 이번에는 블로그코리아를 통해서 제 블로그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네요. 올해는 생계가 막연한 제 블로그가 잘 먹고 잘 사는 블로그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좀 알려진다면 제 블로그를 통해 이민이나 미국에서의 생활 및 사업 등에 관해 다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구요, 이런 멋진 기회를 주신 블로그코리아의 앞날에 더욱 큰 발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by j

Y군 생계가 막연하다 블로그 방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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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ed from passionate-y's me2DAY 2008/07/24 02:57 삭제
Subject: 치열한Y군의 생각
블코에서 인터뷰 했어요! 구경 오세요.^^ (사진도 있어요) - Tracked from Y군, 생계가 막연하다. 2008/07/24 14:21 삭제
Subject: 블로그코리아, Y군을 인터뷰 하다
지난 주 초에 블로그코리아에서 제 블로그와 저를 인터뷰해 주셨는데 오늘 블코 대문에 게재되었더군요! 이곳처럼 업데이트가 뜸한 블로그를 찾아 주시고 세상에 알려 주셔서 다시 한번 크게..

앗싸~~~ 일뜽~ 에단님 블로그에서 보지 못했던 다른 매력이 여기서 나타나네요~~ 인터뷰 너무너무 잘 봤어요. 언제 짐싸들고 뉴욕시로 ㄱㄱㅆ해야겠군요. 너무 축하해요~
이러다가 에단님 댁이 블로거들 사이 공식 뉴욕 숙소로 자리잡는 것은 아닌지...쿨짹님 댓글 감사해요~^^
사진은 처음 보는데 엄청 미남이시네요^^
두 분 먼 뉴욕에서 아프지 마시고 알콩달콩 즐겁게 지내세요~~~
블로그에서보다 블로거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알게 되었네요 ㅋㅋ
댕글댕글파파님 에단님에 대해 많이 아시게 되었다니 기쁘네요~ 두분 다 인상이 넘 좋으시죠? :-)
쿨짹님, 댕글댕글파파님, j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뉴욕시로 오셔도 이제 좁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서 재워드릴 방이 없을 것 같아요.ㅎㅎ 그래도 맛난 식사는 대접해드릴게요.
블코 대문에 제 얼굴 보이니까 너무 신기하고 좋네요.
블코에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